태그 : 70년대대중음악
2008/05/23   송창식 <맨 처음 고백> [2]
송창식 <맨 처음 고백>


1974년 발매된 송창식의 네번째 솔로 앨범이 디지털 기술의 힘을 입어 재발매됐다. '담배가게 아가씨' '참새의 하루' 로 그를 기억할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송창식은 한국 포크의 역사에서 특이한 지점에 있는 아티스트다. 그는 윤형주, 김세환 등의 '모던 포크'와도 다른 지점에 있었으며 김민기, 한대수 등이 보여줬던 청년정신과도 괘를 달리했다. 그는 포크와 록, 트로트 등 장르의 벽을 실로 교묘하게 뛰어넘곤 했으며 그 모든 장르의 미학을 체득하고 있었다. 윤형주와 함께 했던 트윈 폴리오 이후 솔로로 전향한 그는 1973년에 발표한 세번째 앨범에서 번안곡 위주의 선곡에서 자신이 직접 대부분의 노래를 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그 재능은 꼭지점의 8부 능선까지 등정한다. 50년대 풍의 드왑, 소프트록, 포크와 트로트가 뒤섞여 있는 가운데 앨범의 백미라할 '새는'은 송창식이 발표한 모든 노래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히고도 남을 명작이다. 당시 한국 록을 주도하던 사이키델릭을 대폭 수용, 앨범 전체의 반주를 맡고 있는 동방의 빛과 함께 그 어떤 그룹 사운드에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말이 나온 김에, 강근식, 이호준, 조원익, 유영수로 구성된 동방의 빛은 당시 최고의 세션 집단이었다. 과연 명불허전. 그들은 송창식이 만들어낸 다양한 스펙트럼의 노래들에 윤기를 더한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든 목소리인 송창식의 보컬 역시 한참 물이 올랐을 때의 풍성함을 보여준다. 꾸준히 복각되고 있는 60-7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고전을 만날 때 마다 결국 드는 의문은 하나다. 왜, 요새는 이런 음악이 나오지 않는가. 서구만 해도 당시의 음악들에서 자양분을 얻은 로큰롤 키드들이 쏟아지는 데 말이다. 이 앨범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런 질문은 단순히, 꼰대의 회고가 아니다. 앨범을 듣는 사람 누구나 느낄 수 밖에 없는 공통의 감정일 것이다. 옛 음악이 갖고 있는 낭만에 더하여 옛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이 세련된 진정성에 그런 한탄을 어찌 피해갈 수 있으랴.


맨 처음 고백
by 김작가 | 2008/05/23 01:18 | 음악이 해준 말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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