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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6   한희정 <너의 다큐멘트> [15]
한희정 <너의 다큐멘트>

농반진반이겠지만 '홍대앞 3대 미녀'리스트가 최근 돌아다녔다. 요조, 뎁, 연진이 그 주인공인데 나는 이 리스트를 처음 듣고 의문을 가졌다. 아니, 한희정은 왜 없지? 한희정은 그동안 더 더, 푸른 새벽의 여성 보컬로 이름을 알려왔다. 나긋나긋하게 처진 목소리와 차분한 무대, 그리고 이쪽 여성 뮤지션으로서는 보기 드문 외모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디의 여신으로 추앙받아왔고 (이쪽 팬들 말에 따르면) 홍대앞 얼짱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니 이 리스트에 그녀의 이름이 없다는 건 자못 의아한 일인터에,  최근 다시 접한 리스트는 4대 얼짱으로 범위를 넓혀 그녀의 이름이 올라가있었다. 혹은 여전히 3대 얼짱이되 기존의 누군가가 빠진 리스트도 있었다. 초기의 인디 씬에 홍대 꽃미남 3인방 따위는 있었어도, 3대 미녀가 등장한 건 처음이다. 이를 그동안 인디신에서조차 뚜렷한 주체적 지위를 누리지 못했던 여성들에 대한 주목이라 보는 건 지나친 일일까. '누군가'가 아닌 '누구들'로 묶일 수 있을 만큼 세력화되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주로 기타팝 밴드에서 목소리만 제공하는 정도의 소극적 역할을 맡거나, 혹은 그저 멤버일 뿐이었던 병풍에서 나름의 아이돌형 뮤지션이 등장하고 있다는 건 신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들 중에서도 한희정은 남성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말은 이렇게 했어도 요란한 팬덤이 있었다거나, 대기실과 사무실로 온갖 선물과 편지가 답지한다던가 하는 건 아니고 조용하고 은근하지만 끈질기고 꾸준했다. 

<너의 다큐멘트>는 지난 해 푸른 새벽의 조용한 해체 후 한희정이 내놓은 첫번째 솔로 앨범이다. 그동안 몸담았던 밴드의 특성상 포크나 기타팝을 들려주지 않을까라는 게 조심스러운 예상이었다. 어느 정도는 맞다. 이 앨범은 그녀가 지켜온 고유한 정서를 대부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일렉트로니카를 대폭 수용한다. 엔지니어로 참여한 못의 이언의 공일 것이다. 외피는 달라졌어도 본질은 그대로다. 한희정은 여전히 큰 굴곡없는 멜로디속에서 표현할 드라마를 모두 표현한다. 앨범의 초반에 배치된 곡들에서는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방구석에 은둔해있는듯한 침잠이 아닌, 아주 살짝 팜 파탈의 결기를 비추는 것이다. 위험한 매혹이랄까. 보도자료는 <너의 다큐멘트>를 '가요'로 규정하고 있다. 통속적이고 어디서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란 의미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그리 천편일률적이지많은 않다. 섬세한 사운드의 결속에 더욱 섬세하게 들어찬, 한 여성의 고유한 목소리가 담겨 있는 '가요'다. 사실 이런 음악이야말로 진짜 대중음악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적어도 대중음악을 자기 자신을 스스로의 의지가 담긴 방법론으로 표현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음악으로 규정한다면 말이다.


by 김작가 | 2008/08/16 19:48 | 음악이 해준 말 | 트랙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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