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코린베일리래
2010/01/25   다이앤 버치 <Bible Belt> [18]
다이앤 버치 <Bible Belt>

신은 공평하다. 노라 존스에게 미모와 목소리를 주셨으되 송라이팅은 재능은 내리지 않으셨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창작력과 스토리텔링을 주신 대신 순탄한 삶을 앗아가셨다. 코린 베일리 래에게는 오직 재능에 합당한 외모를 선사하지 않으셨다. 릴리 앨런정도에게 그 모든 걸 내리셨을 뿐이다. 여기, 신의 실수로 모든 걸 가진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한명 더 등장했다. 다이앤 버치.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대한 미국의 대답, 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뮤지션이다. 앤 헤서웨이 스타일의 얼굴(또는 그런 화장법)에 훤칠한 몸, 힘있고 명석한 목소리, 뛰어난 작곡력을 하사받았다. 부족한 건...음, 패쓰.

짐바브웨와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줄곧 미국 여기저기를 떠돌며 성장한 1983년생의 그녀다. 앨범 제목인 <Bible Belt>에서 알 수 있듯, 미국 남부의 가스펠적 요소에 음악적 근간을 두고 있다. 거기에 재즈와 포크, 블루스 등 흑인 음악의 뿌리들을 듬뿍 얹었다. 그러나 여성 싱어송라이터, 특히 흑인 음악을 방법론으로 삼고 있는 여성 뮤지션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그런 요소들은 그녀의 성대를 거치면서 사뿐히 탈색되어 블루 아이드 소울의 흐름에 안착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거친 심성을 사포로 갈고 노라 존스의 음색에 흑채를 뿌리면 꼭 이런 음악이 될 것이다.

앨범의 전 곡을 모두 만들고, 그게 데뷔 앨범이라면 보통은 몇 곡의 주역과 몇 곡의 조역, 그리고 몇 곡의 엑스트라가 있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Bible Belt>는 그런 안일함에서 벗어나있다. 굴곡이 크지 않은 음악이 가진 약점, 즉 몇 곡을 듣다 보면 금새 질리기 마련인 청자의 변덕스러움을 다이앤 버치는 허용하지 않는다. 구성의 힘으로 5분이 넘는 시간을 이끌어가는 곡들이 있고, 가스펠이 갖고 있는 본질적 영성으로 마음을 두드리는 곡들이 있다. 후반으로 갈 수록 깊이를 더 해가며 듣는 이를 그 앞에 잡아 앉힌다. 미국 음악의 전통에 충실하지만 한 톨의 먼지도 없다. 겸손한 격조이자 우아한 자신감이, 앨범 전반에 흘러 넘친다. 혁신은 아니다. 단단한 얹힘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시대를 이어 가는 굵은 날줄로서의.






by 김작가 | 2010/01/25 14:24 | 음악이 해준 말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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