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김영진
2007/12/04   진중권 교수, 김영진 선배 [6]
진중권 교수, 김영진 선배

이번 학기에 대학원에서 세과목을 들었다. 그 중에서 유일하게 건진 수업은 진중권 교수의 문화철학인데 (다른 과목들도 건지려면 건질 수 있었겠으나 워낙 불성실한 학생이 되놔서...) 문화철학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수업 내용은 디지털 예술 미학에 대한 거다. (써놓고 보니 내용도 거창해보인다.) 이과적 두뇌가 전혀 발달하지 못한 나로서는 멋모르고 들었다가 가끔 복잡한 함수도 만나게 되고 하면서 캐좌절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음악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얻었으니 본전은 건진 셈.

진중권 교수 수업의 제일 좋은 점은 이론을 어떻게 현실에서 써먹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거다. 또 '먹물'로서 가져야할 자세를 명쾌하게 배우곤 한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한 학기가 거의 끝나는 지금 제일 인상깊었던 말을 떠올린다면 "먹물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을 필요가 없다. 사랑을 받는 것은 스타들의 몫이지 ‘먹물’들이 추구해야할 일이 아니다. 먹물들은 대중들의 사랑이 아니라 신뢰를 받아야 한다"라는 것. 창작이 아니라 비평 비슷한 걸 써서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늘 갖고 가야하는 얘긴데, 실은 가끔 햇갈릴 때가 있었던 문제다. 그렇다고 내가 때려죽여도 진중권 교수만큼 똑똑해질수는 없는 노릇이니 중용을 지켜야 하면서도, 내가 그동안 써왔던 글 나부랭이들은 과연 사람들의 신뢰를 눈꼽만큼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한없는 자책에 빠져들고야 만다. 김영진 선배의 <평론가 매혈기>를 읽으니, 그런 생각은 더 깊어진다.

내년에는 휴학하고 여행도 좀 다니고, 책좀 많이 읽어서 이론적 토대를 좀 쌓을 작정이다. 맨날 똑같은 소리만 10년 20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실체없는 계몽을 내세워봤자 씨알도 안먹힌다는 건 그동안의 경험으로 충분히 느꼈다. 다음달에 단행본이 나오면, 경험으로 풀 수 있는 구라는 일단락 짓는 셈이다. 그 다음, 그리고 또 다음을 준비할 때다.

by 김작가 | 2007/12/04 02:26 | private press | 트랙백 | 덧글(6)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음악 친구나 해요
by 김작가 2008 이글루스 TOP 100
Calendar
메모장
noisepop@hanmail.net
http://twtkr.com/GrooveCube
카테고리
전체
음악이 해준 말
생각
스토리
대화
어른들의 놀이터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상수일지
아주 특별했던 봄
아주 특별한 여름
go20
private press
NM
야담과 실화
바벨의 콘서트
VS 칼럼
자전거 라이프
방명록
비밀의 창고
미분류
포토로그

보이는 것의 날인
태그
맑스 페스티벌 어떤날 아감벤 국카스텐 이런들어떠하리저런들어떠하리 블로그 전망 글래스톤베리 문화정책 이병우 그린데이 밥딜런 내한공연 2010 들뢰즈 트위터 매시브어택 인디 레미제라블 VampireWeekend 오아시스 씨엔블루 Contra 철학성향테스트 아이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FnC 루시드폴
전체보기
rss

skin by zodiac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