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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2   커피 & 우유 거품기 & 하이퍼텍 수다 [13]
커피 & 우유 거품기 & 하이퍼텍 수다
-최근 베트남에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커피를 선물 받았다. 베트남 커피는 소문만으로 듣고 정작 맛본 적은 없었는데, 예전에 라오스에서 사온 커피와 비슷한 향과 맛이려니 했다. 얼마전에 그라인더가 고장나 이걸 어떻게 갈아 마시나 싶었으나 다행히도 그라인딩은 미리 되어 있는 상태. 하지만 에스프레소를 뽑아먹기에는 지나치게 굵게 갈려있는지라 추출해봤자 밍밍할 게 뻔한 노릇. 정석대로라면 베트남에서 흔히 마시듯 커피핀을 사용해서 내려 먹어야 할 거지만 내가 무슨 커피 매니아도 아니고 저거 하나 먹으려고 커피핀을 살 수는 없잖아-_-; 그래서 머리를 굴려 프렌치 프레스로 한 잔을 만들어 보았다. 아, 과연 베트남은 커피의 명국이구나. 응위엔(맞나?)이라는 브랜드가 상급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선물해준 분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하면 싸구려는 아닐듯, 이라 믿고 싶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일품이다. 그라인더가 고장나기 전에는 생일 때 받은 주노3000 블렌딩 원두를 갈아 마셨는데, 과연 뭘 하던 일단 시작하면 마에스트로의 경지에 오르는 준호형인지라 에스프레소로 뽑아먹기에는 홍대의 왠만한 로스팅 가게보다 좋았다. 동남아쪽에서는 라떼에 우유가 아니라 연유를 넣어 마신다. 당연히 베트남 커피도 그래야할 터. 마트에 장보러 갈 때 하나 사올 작정이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그러니까 봉지 커피와 안녕을 고하면서 주로 카페 라떼를 만들어 먹곤 했다. 그런데 예전에도 이야기했듯  이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우유 거품을 만드는 일. 오른손으로 프렌치 프레스의 스틱을 잡고 상하로 격하게 흔들되, 과도하게 힘을 줄 경우 허연 우유가 사방으로 튀는 왠지 부카케스러운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땀을 흘리면서도 결코 긴장을 늦춰서는 아니 되었다. 아니, 그것도 한 두번이지 어떻게 허구헌날 그럴 수가. 그렇다고 스팀 밀크기는 놓을 공간도 없고 그 비싼 기계를 살 수는 없는 터. 그래서 또 이것저것 알아보니 보관도 용이하고 사용도 킹왕짱 편한 전동 거품기가 나와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초 비싸다고는 결코 말할 수는 없지만 '음, 이 정도의 가격대에 이 정도의 활용도라면 선물로 받아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가격과 활용도. 따라서 무거운 양손으로 작업실에 놀러 오겠노라 약속한 이들 중 한 명을 골라 결국, 받아냈다. (돌고래 고마워)

사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통안에 우유를 적당량 넣고 위의 버튼을 누르면 끝. 그러면 저 용수철이 미친듯한 속도로 회전하면서 거품을 만들어준다. 따뜻한 우유는 물론이거니와 찬 우유로도 충분한 거품이 생긴다. 제대로 된 블로거라면 우유가 담긴 사진과 거품이 만들어진 사진, 그리고 한 잔의 멋진 카페 라테 사진을 올릴 테지만 알다시피 이 블로그는 그런 번거로운 정성을 지양하고 성의없는 포스팅을 지향하는 블로그이기 때문에 생략. 사진으로는 생략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카페 라떼는 꽤 그럴싸한 모양이 된다. 특히 스팀 밀크에 의존할 경우에는 불가능한, 크리미한 거품이 잔뜩 얹힌 아이스 카페 라떼도 가능하므로 일거양득. 그러나 저런 간지나는 소품을 고작해야 커피 마실 때만 써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얼마전에는 계란 거품도 가능할까 싶어서 실험을 해봤다. 오옷. 이럴 수가 꽤 그럴싸하잖아. 그래서 조만간 팬케잌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요즘 방송이 꽤 많아졌다. 세상을 여는 아침에서 허일후 아나운서와 쿵짝을 맞추고 (새벽 방송에서 서머소닉 소개하는 패널은 아마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을거다-_-;) 엠넷 와이드 연예뉴스에서 십만안티를 양성중이다. 오디언이라는 인터넷 라디오에서도 비평이라면 비평, 잡설이라면 잡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거기에 엠비씨 라디오 캠페인 '잠깐만'대본과 이비에스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일까지 합치면 신문잡지보다는 방송관련해서 하는 일이 더 많아진 셈이다. 얼마전에 어느 잡지에서 나를 씹었던데, 이제 생각만큼 많은 글을 쓰지 않으니 용서해주세요. 고정으로 쓰는 매체는 이제 시사인밖에 없답니다. 다른 잡지나 신문에 비정기적으로 많이 쓰긴 하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강준만 등등의 초고수와 비교해서 가볍다고 깊이가 없다고 하면 영광으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정줄놓해야합니까. 아무튼, 가볍고 깊이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 잡지에서 왜 이번달에 청탁을 했을까요. 가볍고 깊이없는 필자한테. 테마가 내 생각과 맞지 않아 거절은 했습니다만.

-예전에 자취할 때는 몰랐던 건데, 집안일이란 건 해도 해도 끝이 없더라. 게다가 세탁은 집에 가져가서 하는데도 다른 이런저런 일들이 정말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나의 꿈, 전업주부도 역시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다.

-록 페스티벌 시즌이라 과욋일이 좀 생겼다. 동두천 록 페스티벌의 부대행사인 전국 록 밴드 경연대회, 라는 거창한 이름의 컨테스트에서 심사위원을 맡았고 쌈싸페 숨은고수 오디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양구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에서 사회;;를 봐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는데 쌈싸페와 양구는 서머소닉하고 일정이 겹쳐서 포기했다. 사실은 입국일정을 조절해서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 했으나, 수수료가 비싸서 포기했다-_-  오늘(토요일)부터 이틀간 동두천 경연대회 예선이 두타 무대에서 열린다. 심심하신 분들은 보러 오세요. 재미있는 풍경을 만나게 될 겁니다.

-하이퍼텍 나다에서 하는 넥스트 플러스 영화제에 <존 레넌 컨피덴셜>의 시네토크를 맡게 되어 참석했던 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이건 좀 진지하게 써야할 것 같아서 나중에 쓰도록 하자. 하나만 말하자면 이 다큐멘터리, 죽인다. 음악 다큐라기 보다는 정치다큐라고 하는 게 맞겠다. 1970년대 미국과 2008년 한국은 놀라울만큼 일치한다. 닉슨을 2mb에, FBI국장이었던 후버를 어청수에 대입해서 보면 이건 뭐, 도플갱어들이다. 아, 그러면 닉슨과 후버에게 모욕이 되려나. 아무튼 이 영화의 원제는 <미국 VS. 존 레넌>이다. 감이 딱 오지?

-경찰이 최루액과 형광액 사용을 하겠다고 선언한 희극과 비슷한 시기에 국방부에서 불온서적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발표가 있음과 동시에 알라딘에서 이벤트를 열었다. 이 불온 서적을 읽고 감상평을 남기면 상품을 준다는 건데, 이게 대박이 났나 보다. 인문학 서적 절대 안 팔리는 와중에 이 리스트에 들어있는 책들이 꽤나 팔려나가는 모양이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이 소니에서 음반을 발매하는 것과 비슷한 역설이라 봐야하나-_- 국방부가 앞장서서 인문학 부흥의 기치를 내거는 모양새가 됐다. 나도 뭐 살거 없나 하다가 얼마전에 '자본'신번역본을 두권 몽땅 지르는 바람에... 잠시 연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리스트에서 내가 읽거나 갖고 있는 책은 채 반이 안되더라. 역시 나는 너무 건전한 사람이라는 걸 역시 국방부가 증명해줬다. 감사의 뜻을 전한다.  '자본'과 같이 구매한 책은 밥 딜런 평전이다. 재작년에 나온 밥딜런 자서전이 <아임 낫 데어>의 모티브가 되는 책이라면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저항뮤지션으로서의 밥 딜런에 방점을 찍는 책이다. 저자가 좌빨 오브 더 좌빨이니 당연한 시각일테지만. 문장도 좋고 번역도 괜찮은 편이다. 음악과 사회의 상관관계를 되짚어 보는 데 여러 화두를 던진다.


-요 며칠 가장 자주 듣는 음반은? 대략 언니네 이발관 새앨범과 서태지 싱글이다. 이발관이야 계속 얘기했으니 건너 뛰고, 서태지 싱글은 기대 전혀 안했는데 좋다. 왜 내가 울트라 매니아와 7집에서 안티로 돌아섰었는지, 이 싱글이 명확히 얘기해준다. 조만간 서태지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데 개념이 명확히 잡혔다. 뮤지션으로서의 서태지, 그리고 상징으로서의 서태지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발관과 서태지보다 더 자주 듣는 곡은 역시, 빠삐놈이다-_- 어쩔거야. 이 악마의 음악. 수많은 리믹스와 변종이 나와서 린킨빠삐, 빠삐놈병신디스코믹스, 빠삐데스크, 빠삐릭스 등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단연 빠삐놈이 킹왕짱이다. 영상은 전삐놈이 최고고. 올 여름 음악계는 빠삐놈이 평정했다. 빠삐놈에 대한 분석글을 쓰고 싶을 정도인 건 역시 직업병? (실제로 빠삐놈에서 읽을 수 있는 몇가지 징후들이 있긴 하다. 그런데 빠삐놈과 징후의 만남이라니, 이건 왠지 왕비호가 백분토론 진행하는 느낌-_-) 빠삐놈이 실제 광고효과가 있는 건지 동네 마트 아줌마가 묻더라. 요즘 왜 이리 빠삐코 사먹는 사람들이 많냐고. 이 기회에 롯데삼강 주식이나 좀 사둘까. 아, 핸드폰에 빠삐놈 벨소리 넣고 싶어라. 우리 함께 들어요. 빠삐놈. 날도 더운데 빠삐놈으로 대동단결.



by 김작가 | 2008/08/02 06:12 | 상수일지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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