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앤 버치 <Bible Belt>

신은 공평하다. 노라 존스에게 미모와 목소리를 주셨으되 송라이팅은 재능은 내리지 않으셨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창작력과 스토리텔링을 주신 대신 순탄한 삶을 앗아가셨다. 코린 베일리 래에게는 오직 재능에 합당한 외모를 선사하지 않으셨다. 릴리 앨런정도에게 그 모든 걸 내리셨을 뿐이다. 여기, 신의 실수로 모든 걸 가진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한명 더 등장했다. 다이앤 버치.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대한 미국의 대답, 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뮤지션이다. 앤 헤서웨이 스타일의 얼굴(또는 그런 화장법)에 훤칠한 몸, 힘있고 명석한 목소리, 뛰어난 작곡력을 하사받았다. 부족한 건...음, 패쓰.

짐바브웨와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줄곧 미국 여기저기를 떠돌며 성장한 1983년생의 그녀다. 앨범 제목인 <Bible Belt>에서 알 수 있듯, 미국 남부의 가스펠적 요소에 음악적 근간을 두고 있다. 거기에 재즈와 포크, 블루스 등 흑인 음악의 뿌리들을 듬뿍 얹었다. 그러나 여성 싱어송라이터, 특히 흑인 음악을 방법론으로 삼고 있는 여성 뮤지션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그런 요소들은 그녀의 성대를 거치면서 사뿐히 탈색되어 블루 아이드 소울의 흐름에 안착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거친 심성을 사포로 갈고 노라 존스의 음색에 흑채를 뿌리면 꼭 이런 음악이 될 것이다.

앨범의 전 곡을 모두 만들고, 그게 데뷔 앨범이라면 보통은 몇 곡의 주역과 몇 곡의 조역, 그리고 몇 곡의 엑스트라가 있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Bible Belt>는 그런 안일함에서 벗어나있다. 굴곡이 크지 않은 음악이 가진 약점, 즉 몇 곡을 듣다 보면 금새 질리기 마련인 청자의 변덕스러움을 다이앤 버치는 허용하지 않는다. 구성의 힘으로 5분이 넘는 시간을 이끌어가는 곡들이 있고, 가스펠이 갖고 있는 본질적 영성으로 마음을 두드리는 곡들이 있다. 후반으로 갈 수록 깊이를 더 해가며 듣는 이를 그 앞에 잡아 앉힌다. 미국 음악의 전통에 충실하지만 한 톨의 먼지도 없다. 겸손한 격조이자 우아한 자신감이, 앨범 전반에 흘러 넘친다. 혁신은 아니다. 단단한 얹힘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시대를 이어 가는 굵은 날줄로서의.






by 김작가 | 2010/01/25 14:24 | 음악이 해준 말 | 덧글(18)
Commented by oIHLo at 2010/01/25 14:43
다음 앨범에서는 어쿠스틱의 비중을 늘려줬으면 해요
Nothing but a Miracle도 어쿠스틱 버전이 훨씬 멋지고,
Rewind던가? 곡 도입부에 피아노만 나오는 순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Commented by Leedo at 2010/01/25 16:08
부족한게 제가 생각한 그건가..-_-;
Commented by mooji at 2010/01/25 16:47
솔직히 믹싱이 받쳐주지 못한 음반인 것 같습니다. 라이브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Commented by 히람 at 2010/01/25 17:32
코린 베일리 래 이쁜데...
뭐 미의 기준은 상대적인거니까...

그나저나 이 앨범 참 괜찮아요~
해외구매할까 고민하던 중에 국내 라이센스되서 참 다행이었어요..
Commented by 엄... at 2010/01/25 18:01
코린 베일리 래 엄청 이쁜데...삶이 좀 힘들뿐..
릴리알렌은 아무것도 못가진 거 같은데...

Commented by at 2010/01/25 20:15
위에도 코멘트가 달렸는데 거들어서 미안하지만 코린이 이쁘다에 한표; 릴리가 다 가졌다니;; 김작가님이 말씀하신 코린에게 내리지 않았다는 외모는 릴리나 에이미도 마찬가지일듯; 두사람은 개성있게 생긴거지 알흠답진 않아요 갠적으로는 코린이 그에 비하면 훨-0-..
아무튼 아직 많이 못들어봤지만 정말 여러모로 다 가진건 다이앤인듯;?
Commented by nipple at 2010/01/25 23:00
유독 여성 뮤지션에게만 미모의 조건을 붙여 말하는게 영 껄끄럽네요.
Commented by 김작가 at 2010/01/26 02:53
외모는 낚시
Commented by HD at 2010/01/30 18:15
그런넘 닉넴봐라
Commented by yjhahm at 2010/01/25 23:11
그냥 이뻐서 흐뭇했다고 쓰시지 그러세요. 씨줄 날줄은 또 뭐랍니까...
Commented by 김작가 at 2010/01/26 02:50
아니, 제가 외모 별로 안 본다는 거 아시면서
Commented by 살육댄스 at 2010/01/26 05:04
코린 예쁘지 않나요? 황신혜 닮은 느낌 나던데

실력에 비해 외모가 모자란다곤 전혀전혀전혀 생각 되지 않는군요..

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서도....
Commented by 릴리스 at 2010/01/26 22:17
릴리앨런은 ... 어우.. 오라버니........
이전에 걔 블로그에서였나 보니까 외모에 대한 자기비하가 좀 많던데.
뭐 그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요..
노라 존스나 코린은 제 취향의 목소리가 아니라서 패쓰..
전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가장 부러워요. 인생이 평탄치 않더라도 재능이 출중한 표현자니까. 인생 좀 과격해도 뭐.

근데 다이앤버치 노래 좋네요 아이튠스 달려가서 사야겠어요 :-)
또 좋은 음악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cmyeon at 2010/01/28 14:16
캐롤 킹을 무척 좋아라해서 요즘 푹 빠져 듣고 있는데 여기서 이렇게 보네요! 공연 다니는 거 보니 직접 관객들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더라구요. 일본은 다녀갔던데 한국에 올 날은 과연 만들어질지ㅜㅜ
Commented by 꼬깔 at 2010/01/28 16:18
코린 정말 처음 나왔을 때부터 4년동안 한눈 팔지 않고 좋아했어요.

정말 저의 음악적 취향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유일한 음악!!!!

코린을 검색할 때마다 다이앤이 같이 뜨더라구요.ㅋㅋ

어쩄든 두여자 모두 멋져요!!
Commented by 김작가 at 2010/01/30 08:01
코린 베일리 래도 2월에 새앨범이 나오더군요.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샤르롯 갱스부르 새앨범도 그렇고..요즘 좋은 음악은 거의 대부분 여성들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redswal at 2010/02/26 06:08
코린에게는 실력에 걸맞는 합당한 외모를 내려주시진 않았지만
그의 음악에 어울리는 멋진 외모를 내려주신 것으로 믿습니다 ㅋ

그나저나 다이앤 버치? 앨범 듣는데 죽이네요.와우.
Commented by 강민찬 at 2010/05/02 12:38
단점은 사진의 저 포즈가 잘 말해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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