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임박

꽤 오랫동안 출국을 하게 되었다.
출장도 아니고 여행도 아니고
딱 그 중간 쯤의 무엇이다.

뭐라 불러야할지 고민하다가
준비성 제로에 무계획 그 자체인 성품 탓에
보나마자 존나 삽질크리가 뻔하므로
모험, 쯤으로 부르기로 했다.

목요일, 그러니까 18일 파리로 떠난다.
원래는 예정에 없었으나
그 때 즈음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파리에서 공연을 한다 하여
겸사겸사 일정을 잡았다.

간 김에 세느강, 몽마르뜨 언덕 등등을 보며 며칠 머물다가
22일이나 23일 즈음 런던으로 넘어간다.
가자마자 바로 글래스톤베리 고고.

글래스톤베리가 끝난 후 영국을 돌 예정이다.
런던, 브리스톨, 글래스고, 맨체스터, 리버풀, 더블린 등
음악의 도시를 순례할 거다.
음악 인생을 결산하는 일정이랄까,
늘 미국 보다는 영국 음악을 좋아했고
어느 도시 출신이라는 게 꽤나 중요한 영국 음악계에서
그동안 사랑했던 밴드들의 고향을 찬찬히 둘러볼 거다.
왜 그들은 그런 음악을 했을까, 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물론 의문이 풀린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거기서 만날 사람들, 할 삽질들, 밟을 땅들, 볼 건물들, 들을 음악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여름의 절정을 영국에서 보낸 후
7월 마지막 주에 일본으로 건너가
후지록페스티벌을 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그동안 다녔던 여행 중
가장 길고
가장 험난함이 예상되는 여행, 아니 모험이다.

혹자는 로열 로드를 밟는군! 감탄하지만
사실은 현시창, 채무 로드다(...)
ㅎㄷㄷ한 영국 물가에 이어 일본의 이연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갔다오면 오디오를 팔아야 할지도...)

이 여행을 책으로 내기로 했다.

영어도 짧다. 돈도 없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크다.
그래도 떠난다.
짐을 꾸려야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탈아입구(脫亞入歐)임박이다.

*경험자 분들의 노하우 전승 덧글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현지에 계신 분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하네요.

by 김작가 | 2009/06/15 18:43 | private press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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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eima at 2009/06/15 19:31
제일 먼저 댓글 달게 되네요. 전 작년에 42일 일정으로 유럽 갔었는데, 중간에 워히터를 끼웠었죠(라디오헤드때문에 고른 거였는데 결론적으로는 킹스 오브 리언이 제일 좋았었어요ㅋㅋ). 지금은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쓰셨지만, 페스티벌에서 첫번째 음악이 들리는 순간 모든게 사라지고 음악만 남을 겁니다. ㅋㅋㅋ 화이팅입니다!! 즐거운 여행 하고 오세요~




아 졸래 부러워요 ㅜㅠㅋㅋ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6/15 21:33
채무로드라 할지라도 그 길은 금가루 폴폴 날리는 길이어니 그저 무사히 재밌게 다녀오소서. 유경험자가 아니오라 딱히 다른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ㅎ;
Commented by 細流 at 2009/06/15 22:18
굉장한 노정이네요. 무사히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책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Leedo at 2009/06/15 23:04
와 부럽십니다!!
잘다녀오세요, 책도 와방 기대됩니다..ㅋㅋ
Commented by 콩딸라 at 2009/06/15 23:08
와우. 많은 이야기 마구 기대됩니다.
왕창 왕창 얘기해 주세요-
일단 뭣보다 몸 조심이구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
Commented by 가시는군요! at 2009/06/16 00:01
어떤 책이 될까 기대되요ㅋㅋㅋ
Commented by 피노 at 2009/06/16 00:33
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


(...)


하지만, 모험은 떠나볼만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니야 at 2009/06/16 00:53
영어, 여행에서 별로 필요없어요. 그냥 '닥치면 다된다'는 마인드면 됩니다. 일년 세계일주 경험상 그러니까 믿으셔도 됩니다.
Commented by 랭이 at 2009/06/16 02:17
아. 책 나오면 꼭 살께요_!

오디오는 부디 보존하시길.
Commented by marten. at 2009/06/16 02:43
말씀하신 여정 중, 브리스톨만 빼고 그대로 다녀왔었어요.

무계획이 최고!입니다
그냥 지금 생각하신대로 발길 닿는대로 움직이시는게~

근데...글라스고는 숨겨진, 정말 멋진 곳이에요 :)

글라스톤베리는 물론! (장화 준비하시고, 고지대에 텐트를 친 후 비 오지 않기를 기도해서, 그 기도가 먹힌다면!) 최고이고요~
Commented by 말보로미디엄 at 2009/06/16 06:12
론리플래닛 한권씩 사가세요.
적어도 교통정보는 확실히 해결됩니다.
불친절한 구라파인들의 압박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능...
Commented at 2009/06/16 07: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crobat at 2009/06/16 08:54
'이 여행을 책으로 내기로 했다.'

진짜 기대됩니다!
Commented at 2009/06/16 09: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9/06/16 14: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9/06/16 16:21
오디오를 팔아야할지도 모른다니 문득 든 생각,
카우치 서핑(couchsurfing.com)이란 사이트가 있어요.
일종의 무료민박, 린넨시트와 오리털로 채워진 침대는 없지만.
유럽-일본 여행하는 데 숙박비 부담만 줄어도 여행경비는 많이 빠질 듯 싶어요.
여행일정이 대충 나왔으니까 여기서 등록한 사람들을 검색해보세요.
무료숙소에 운 좋으면 친구도 될 수 있고 같이 공연을 보러갈수도 있겠다!
솔직히 저는 즐겨찾기에 넣어만 놓고 한번도 안해봤어요. 좀 무섭.... -ㅂ-;;
(집주인이 살인마일수도 있겠지만 텍사스는 안가니까 전기톱은 걱정마시구.)
여튼 행운을 빌어요! 잘 갔다오길! 오디오도 지켜내길!
Commented by 비리 at 2009/06/16 17:10
조심히 다녀오세요~ 좋은 여행기...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멀리 떠나지 못하는 분들께 좋은 정보 많이 전해주세요:)
Commented by 사막늑대 at 2009/06/16 23:38
어찌될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내년에 락암링->글래스톤->베르히터->T in the Park -> 후지 -> 락인저팬 -> 섬소까지 돌아볼 생각을 하고 있으니 미리 사전답사 잘 댕겨 오세요~ ㅎㅎㅎ
Commented by X at 2009/06/17 06:08
전 이곳에서 즐거운 여행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Commented at 2009/06/17 21:51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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