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혁 <Vol.2> 프리뷰


예수가 태어나기 전 날, 이 앨범이 오신다. 아아, 하지만 어쩌랴. 여기에는 성탄의 달뜬 분위기 따위는 정녕 없다. 이토록 짙은 어둠의 서정이라니. 이 앨범의 제작자는 말했다. "한 밤에 가사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보도 자료를 쓰는 데, 손목을 긋고 싶었다"고. 나도 한 밤에 이 앨범을 들었다. 정전이 된 기분이었다. 불이 훤하게 켜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멈추는 느낌이었다. 초침의 소리를 분명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점의 빛도, 한 점의 산소도 없는 절대 암흑의 공간에서 쏘아올려지는 이 거대한 허무와 증오와 혐오와 연민의 발라드. 그럼에도 더욱 절실한 건 그가 내뱉는 온통 한숨같은 음표들에서 읽혀지는 구원을 향한 처연한 갈망이다. <밀양>의 어느 장면을 봤을 때 이런 기분이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데미언 라이스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한참 거슬러 올라면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처음 들었을 때 정확히 이런 기분이었다. 이장혁의 두 번째 앨범은 그 모든 기분을 혼합해놓은 감상을 전달한다. 숨이 턱 막힌다. 생전 안 해본 고해성사를 하는 듯하다. 신부 앞이 아닌, 입구마저 무너져 시한부의 공기만이 남겨진 막장의 갱도에서. 만약 당신이 이 앨범을 듣는다면, 우리는 기꺼이 어둠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식과 허례의 인사가 아닌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허클베리핀이 '사나이의 록'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지금, 이장혁은 한층 더 루저의 길로 가고 있다. 너와 내가 걸었던, 그리고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바로 그 길로. 기억하기 바란다. 나는 이 문단을 2분도 안걸려 썼다.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이장혁의 음악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아우슈비츠 오케스트라

 

1.

저기 내 형제들이 걸어가네

내 모짜르트에 발 맞춰

마른 장작 같은 사람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2.

이 행진곡이 끝나면

저 고단했던 삶도 끝나고

저들이 타는 냄새 속에서

난 오늘도 울며 잠이 드네

 

주여 어디에 어디 계시나이까

정녕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3.

저기 내 어머니가 타고 있네

내 어린 동생이 타고 있네

화로 속의 쥐떼가 되어

한 줌 재가 되어가네

 

주여 어디에 어디 계시나이까

정녕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4.

내 바이올린은 기억하리

이 지옥 같은 광기의 시간

몰래 너를 적시던 내 눈물과

용서받지 못할 이 노래들

by 김작가 | 2008/12/23 02:59 | NM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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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12/23 03: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12/23 08: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루시 at 2008/12/23 09:02
아아 앨범이 오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어요..
Commented by 마이스페이스 at 2009/01/21 04:47
마이스페이스에서 '이장혁'이벤트해요~ 여러분들께 직접 질문합니다.한 번 가보세요 ^^

http://www.myspace.com/leejanghyuk
http://myspace.com/relay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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