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켄지 '天使たちのシーン'


이번에 도쿄에서 건져온 음반들은 정말이지, 한 장 한 장이 보석이다. 일본 대중음악 명반 100선에 대부분 걸쳐있는 음반들이기도 하고 90년대란 무엇이었는가를 느끼게 해주는 음반들이다. 아마 그 때 일본 음악을 아는 사람들은 다들 동의하겠지만 그 시대는 본질적으로 피치카토 파이브와 플리퍼스 기타에서 출발했다. 그 중, 더욱 애정을 갖는 팀은 플리퍼스 기타다. 만약 인생을 음악과 연애한 시간에 비교할 수 있다면, 참된 의미에서의 마지막 연애가 플리퍼스 기타다. 내 경우는. 플리퍼스 기타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오야다마 케이고, 오자와 켄지라는 플리퍼스 기타의 두 멤버중 그 동안 인정했던 건 당연히 오야다마였다. 그가 코넬리우스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역시 코넬리우스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자. 플리퍼스 기타의 기타리스트에 불과했던 오자와 켄지는 따라서 그동안 관심밖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건져온 그의 초기작들은 말하자면, 왜 플리퍼스 기타가 '그'의 밴드가 아니라 '그들'의 밴드였는지를 보여준다. 일본음악에 정통한 이들은 이미 다들 아는 명곡이지만, 혹여 모르는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 오자와 켄지의 솔로 데뷔 앨범에 담겨있는 이 노래다. '천사의 씬(scene)'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곡은 10여분이 넘는 장대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더없이 미니멀하다. 크지 않은 낙차속에 충분한 드라마를 펼친다. 오자와 신이치의 조카이자 도쿄대 영문과 출신이라는 배경탓에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김동률이나 이적, 유희열등의 대접을 받았던 오자와 켄지, 그 청춘의 재능이 유감없이 빛난다. 이런 노래를 난 왜 이제서야 듣게 됐을까, 한 편으로는 아쉽고 한 편으로는 기쁘다. 보다 감수성이 풍부했을 때 들었더라면 더욱 깊은 감동을 느꼈을테기 때문이고, 또한 이제서라도 이런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음악을 듣는 보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니까. 긴 러닝타임 탓에 저음질로 들려줄 수 밖에 없는 게 아쉬울 따름. 이런 노래 때문이라도, 조만간 작업실에서 음감회를 개최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솟구친다. 1993년에 나온 노래다. 내가 대학 신입생 때 이 음악을 들었으면, 인생의 방향이 아주 살짝 틀어졌을 게 분명하다.

by 김작가 | 2008/10/17 05:47 | NM | 트랙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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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우연의 음악 at 2009/06/16 12:50

제목 : いちょう並木のセレナーデ(나비가로수의 세레나데), 오..
어느날 우연히 김작가님의 블로그에서 '오자와 켄지'라는 일본 뮤지션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링크된 노래는 '천사의 신'이라는 곡이었는데, 16분짜리 곡을 듣고 완전히 반해서 매일같이 그 포스트를 드나들며 노래를 듣곤 했다. 문제는 그 후, 도무지 이사람 노래를 구할 방도가 없다는거다. 라이선스도 안됐고, 수입된 물량은 언제 동났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던 차에 일본에 갈 기회가 생겼다. 돌아오는 날 겨우겨우 시간을 내 오사카 덴덴타운에 있는 중고 ......more

Commented by 말보로미디엄 at 2008/10/17 08:57
헐킈...
이거 저는 그냥 Dogs로 재발매된걸로 샀는데 횽은 초판으로 구하셨군요
그나저나 이 아저씨도 몇년전 멀미나는 전자음악으로 급선회하셔서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말보로미디엄 at 2008/10/17 10:04
아 그리고 코넬리우스 본명 오타 수정ㄱㄱ '오야마다 케이고'
직접 만나보시고 나서도 또 깜빡하시면 ㅎㅎ
Commented at 2008/10/17 10: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류사부 at 2008/10/17 10:56
다들 플리퍼스기타 > 코넬리우스 로만 넘어가는데 오자와 켄지는 정말 무시할 수 없죠 저는 정규앨범 "LIFE" 를 어찌 북오프에서 팔길래 사봤는데요 그 앨범도 참 괜찮아요. 기회가 되신다면 다른 앨범도 들어보셔도 괜찮을거 같아요.
Commented by 김작가 at 2008/10/17 11:20
이번에 1집부터 3집까지 사왔지요.훗훗
Commented by 네지다노프 at 2008/10/17 11:58
음악....좋다. 정말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제 인생도요...
Commented by 메피스토 at 2008/10/17 12:40
이글루 메인에 오자켄 의 이름이 떠서 들러봤습니다.
저도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98년도 발매된 싱글 "봄이 되어 그대를 생각해요"와
카로라2의 CM송이었던 '카로라2를 타고'가 가장 좋았던듯 합니다.:)
Commented by 말보로미디엄 at 2008/10/18 19:51
제가 애타게 구하고 있는데 혹시 음원있으시면 공유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 싱글은 이제 인터넷으로는 살수있는길이 없고 아래 곡은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예스아시아,HMV,씨디재팬 모두 없더군요..;
punkunite@naver.com 으로 자비를...
Commented by 강랑 at 2008/10/17 13:11
대학 신입생입니다
음감회 꼭 열어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
Commented by zizi at 2008/10/17 18:49
와앗. 오자켄 너무 좋아요. 작년에 어떻게든 구해서 사왔어야 했는데..-_ㅜ
Commented by nique at 2008/10/17 19:00
오다야마가 아니라 오야마다 아닌가요? ^
Commented by 김작가 at 2008/10/17 19:59
정말 일본 사람들 이름 쓸 때 마다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됩니다-_-; 오타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Commented by 사람의 아들 at 2008/10/18 03:09
여섯번 듣고 나니 한시간이 지났군요. 중독성 있슴다.
Commented by 네티하비 at 2008/10/18 04:19
오자켄의 포스팅이 메인에 있어서 깜짝. 너무 반가웠습니다. 4집까지는 꼬박 샀었는데 역시 3집까지가 좋았고 2집 LIFE를 가장 좋아합니다.
Commented by Mr.D at 2008/10/18 22:26
토렌트를 걸면 마리아 ozawa가 그득하게 나온다능..
Commented by 루시 at 2008/10/31 14:30
오자와켄지는 보스턴필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지금도 하는지는 확실히는) 의 조카이기도 하죠. 이집은 음악으로 뭐가 있나봐요
Commented by Joyride at 2009/02/17 10:03
flipper's guitar의 음악은 정말 많이 들어봤는데
오자와 켄지는 처음 들어보네요.
정말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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