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놀이터 후기
그동안 글밥을 먹어오면서 스스로 연재를 끝낸 적은 없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고정 지면이 있다는 것은 나같은 장돌뱅이 인생에게는 한달 수입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개편때 되서 이번까지만 써야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사치레에는 매우 익숙해졌다.

작년초부터 일간스포츠에 써오던 섹시토크를 이번달까지만 쓰겠다고 했다. 처음으로 먼저 연재를 중단한 케이스다. 그 코너가 보아하니 요일별로 다른 필자들이 번갈아가면서 쓰는 코너였는데, 처음에 시작했던 필자들은 다 중간에 관두고 나만 여기까지 온 모양이다. 처음에 섹스&연애 칼럼을 쓰기 시작한 건 2005년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야말로 재미있겠다 싶어서 모 패션지에서 청탁이 들어왔을 때 오케이 했고. 그렇게 한 번 두 번 쓰다보니 매주 연재까지 하게 된 케이스다. 희한하게도 음악보다는 이 쪽이 더 팔릴만한 소재라서 그런지 80회 가까이 쌓인 원고에 더하여 그동안 다른 곳에 썼던 원고, 그리고 이런 류로 새로 글을 써서 책을 내자는 제의를 제법 받았다. 그 때 마다 다 거절했다. 아직 음악관련해서 첫 책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고 자칫 순간의 유혹에 섣부른 결정을 했다가 포지션이 이상해질까봐서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책이 잘 팔려봐. 그럼 음악평론가 직함을 달고있으면서 다른 쪽으로 더 알려지게 될텐데, 그건 결코 내가 원하는 인생의 방향이 아니다. 여하튼, 앞으로는 정말 솔깃한 주제로 청탁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이 쪽 글은 가급적 쓰지 않을 생각이다.

음반이야 늘 새 음반이 나오고, 공연도 본 그대로 느낀 그대로 쓰면 되지만 이건 완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하는 글인지라 막판에는 힘에 부쳐 죽을 뻔 했다. 또한 소설을 쓰는 재주가 없어 어디서 보고 들은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오다보니 주변에 민폐도 가끔 끼쳤으며 그 결과 약간 소원해진 사람들도 있다. 정말 미안해. 본의는 아니었어. 흑흑. 무엇보다 그 원고들을 모두 내 실제경험이라고 단정한 사람들이 있는지, 온갖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실, 그 루머를 조금 즐기기도 했지만서도. 경험담이 아예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각처럼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저게 다 내 경험에서 나온 얘기면, 지금 연애 연구소를 세웠지 글밥이나 먹고 있겠나. 아무튼, 그래도 쓰면서 머리를 비울 수 있어서 즐거웠던 원고였다. 구라치는 재미가 쏠쏠했다. 허접하나마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맛도 느낄 수 있었다. 어른들의 놀이터 폴더는 앞으로 업데이트 되는 일이 없겠지만 그런 이유로 가끔 읽어보면 픽,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신변잡기 쓰는 김에 하나 더. 블로그를 하나 더 운영할 계획이다. 이 블로그가 공식적으로 매체에 기고하는 원고와 개인적인 글들이 혼재되어 있는 게 미적지근했던 참에 모 블로그 회사에서 네트워킹 제의를 받아 고민끝에 오케이했다. 새 블로그는 보다 음악에 집중하고, 여기는 좀 더 소소한 이야기들로 채울 계획이다. 사실 이미 포스팅은 다 옮겨둔 상태다. 그리하여, 정식 오픈하면 알려드릴테니 새집에도 자주 놀러와주시기 바랍니다.
by 김작가 | 2008/07/29 09:14 | 어른들의 놀이터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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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카렌 at 2008/07/29 09:23
80회.. 존경입니다;;;
Commented at 2008/07/29 09: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7/29 09: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작가 at 2008/07/29 09:42
그렇습니다. 흑흑.
Commented by 정훈군 at 2008/07/29 10:30
한꺼번에 봐서 좋았는데. 찾아다녀야 하잖아요. 흑흑.
Commented at 2008/07/29 13: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7/29 13: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orever at 2008/07/29 14:02
수고하셨습니다!
Commented at 2008/07/29 15: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군 at 2008/07/30 22:21
평소 조용히 잘 읽고 있던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블러그 추천을 해주고 나면,

A: 응? 웬 스포츠 신문 칼럼 블로그를 추천해준게야.
B군: 아니, 그게 아니라..

라는 흐름이 되던데, 모블러그 회사에서도 그리 생각한 모양이네요 :)

그간 고생 많으셨고요, 연재중단이 가정 경제에 큰 타격이 없으시길 빕니다.
Commented by 영쵸 at 2008/08/02 06:24
아 재밌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음악에 대한 책 잘 팔리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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