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 스타 <GoGo Party>


시간에 주름을 잡은 듯, 단숨에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굳이 스타덤이 아니더라도 선수와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만 해도 어딘가. 최근 EBS 스페이스 공감의 '헬로 루키'에 당선되며 펜타포트 서브 스테이지 출연 자격을 얻고 쌈지사운드페스티벌 숨은 고수 최종 후보로 선정된 고고 스타가 딱 그런 경우다.  왠만한 밴드가 2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야 얻을까 말까한 기회를 그들은 단숨에 꽤어찼다. 결성 1년이 채 안되서다. 럭스의 베이시스트였던 이태선을 중심으로 DJ와 베이스, 드럼이라는 특이한 형태로 구성된 고고 스타는 록과 댄스를 결합한 음악을 들려준다. 말하자면, 댄스 음악이다.

댄스 음악의 본질은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며 또한 신나야 할 터.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신나긴 신나되 밝고 명랑하고 쾌활한 음악이구나, 하면서 마냥 흔들기에는 어딘지 걸린다. 무그 신시사이저를 활용, 70년대 디스코 사운드 또는 80년대 쌍쌍 파티에서 들을 수 있었던 바로 그 느낌의 그루브가 넘실 거린다. 하지만 그 이면은 살짝 음산하다. 춤을 추고 있으되 무표정한 댄서의 얼굴이랄까. 화장은 웃고 있으되 실제로는 우는 광대의 서커스랄까. 그런 이율배반적인 댄스 음악이다. 그리고 꽤나 중독적이다. 위험한 냄새가 난다. 자기 파괴적이면서도 결코 소란스럽지 않은, 이 댄스와 록의 만남에서 떠올릴 수 있는 뿌리는 영화 <콘트롤> <24시간 파티 피플>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조이 디비전이다. 이들의 헬로 루키 무대를 보면서, 나는 조이 디비전과 토킹 헤즈의 만남이라고 했다. 다른 심사위원은 모터 헤드가 디스코를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둘다 펑크 이후의 음악이다. 펑크의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서  어두운 그루브로 파티 홀을 적셨던 죽음의 댄스를,  2008년 한국에서 고고 스타가 소환하고 있다. 그들이 뿜어내는 위악적 광기에 '펑크 이후'의 인디 음악이 진화하고 있는 상이 맺힌다.

하나는 지적하고 가자. 이제 5곡이 담긴 싱글을 발표했을 뿐이지만, 아직 고고 스타는 자칫 3회동안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다가 4회부터 얻어맏는 투수에 가깝다. 곡들의 차별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 이들의 무대를 본다면 누구나 충격을 받겠지만, 충격이란 곧 익숙해지는 법이다.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지금까지 잡아온 시간의 주름살은 더 당겨지거나 다시 펴질 것이다.




 

by 김작가 | 2008/07/24 23:17 | 음악이 해준 말 | 트랙백(2)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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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Rockholic's .. at 2008/07/31 08:50

제목 : 펜타포트... 고고스타의 발견
펜타포트의 후기를 쓰려 했으나, 트래비스, 가쉽, 카사비안이 말도 안되게 멋졌다는건 언급할 필요도 없이 펜타포트 다녀온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 예상외의 발견이 있었으니 바로 '고고스타' 펜타포트 셋째날이었나, 서브 스테이지쪽 뒤에 앉아서 국내밴드들을 쭉 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저녁을 위해 체력을 아껴두자는 컨셉. 고고스타라는 밴드가 등장했다. 고스족스러운 의상과 화장, 외모만 봐서는 이미지가 스키조랑 비슷하다. 노래가 시작되자, 사람들이 우......more

Tracked from 소라닌 at 2008/08/25 14:26

제목 : 고고스타-Mr.joe
펜타에서 건진 밴드. 쌈싸페에도 출연....more

Commented at 2008/07/24 23: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정훈군 at 2008/07/25 12:15
요즘엔 정말 무서운 밴드가 많네요.
근데 전 왜 우리나라 노래는 뭔 노래를 들어도 내면에 담겨있는 뽕끼가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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