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두 번의 내한 공연으로 보는 사람들의 넋을 쏙 빼버린 뮤즈는 큰 후유증을 낳았다. 다른 건 둘째치고 귀를 너무 높여놨다. 세상에 그렇게 완벽한 라이브라니. 아니, 하이테크 레코딩 기술로 녹음된 앨범을 능가하는 저런 공전절후의 라이브라니. 난 그래서 한동안 다른 공연을 못봤다. 영 성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펜타포트 페스티벌에서 뮤즈의 공연을 본 누군가는 "너무 잘해서 오히려 싫다"라면서도 "그런데 다음에 또 오겠지?"라는 이중적인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혹시 작년, 여름이나 겨울 뮤즈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여기까지만 읽어도 심장이 두근거리지? 다 안다. 자, 그러니 뮤즈의 라이브 앨범에 <HARRP>라는 제목이 붙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 HAARP는 본래 날씨를 측정하는 전자파 장치다. 그런데 음모 이론에 따르면, 이 장치는 사실 인공적으로 지진을 만드는 장치란다. 뮤즈의 라이브 앨범은 당연히 후자일 거다. 이들의 공연이야말로 인간의 경험세계에 지진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고 갔던 사람 조차도 단숨에 뮤즈빠로 만들어버리는 감성과 격정의 지진. 이 라이브는 2007년 6월 16일과 17일, 웸블리 구장에서의 공연을 담은 앨범이다. 그러니까 펜타포트에 그들이 서기 약 45일 전의 기록인 것이다. 그러니 먼 나라 이야기인 여느 라이브 앨범과는 달리 더욱 생생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단독 공연이었던지라 CD에는 14곡, 함께 수록된 DVD에는 20곡이 담겨있다. 이 라이브를 다시 듣고 봐도 작년 펜타포트 후기에 썼던 '음악의 자궁'이라는 표현을 다시 꺼낼 수 밖에 없다. 폭포같고 심해수같으며 급류같은 이들의 공연은 완벽 그 자체다. 한국 공연을 끝내고 메디슨 스퀘어 가든으로 날아가 뉴욕 타임즈의 평론가들을 경악시킨 건 절대 뻥카가 아니다. 뮤즈가 새 앨범을 내고 투어를 시작하면 온 유럽의 거리에 뮤즈 공연 포스터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역시 과장이 아니다. 이들은 우리가 라이브에서 바라는 그 모든 요소를 충족시킨다. 상상, 그 이상이다. 'Staright'를 들으며 손은 나도 모르게 1-2-1-3 박수를 치고 있다. 'Plug In Baby'를 볼 때 집에 오는 버스안에서 겅충겅충 뛰고 싶어진다. 한국에서 뮤즈의 공연을 본, 최소 2만의 사람은 다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 벅찬 회상과 아울러 자긍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웸블리에 모인 15만의 관중보다 더 큰 박수와 함성을 우리가 뿜어냈다는 것에 대해서. 단적인 예를 들어주겠다. 'Starlight'의 동영상을 비교해보라. 우리의 1-2-1-3박수가 훨씬 강단지고 훨씬 오래 울린다. 단순한 우월감이라고? 꼭 그것만은 아니다. 왠만해선 대기실 밖으로 나오지 않는 뮤즈의 매니저가 그 함성과 반응에 깜짝 놀라 뛰어나왔을 정도니까.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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